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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만적으로살기/한복

혼주한복을 중학생손녀 한복으로 수선한(한복리폼) 후기

by 발큰신데렐라 2016. 9.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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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복 수선 후기 입니다.

조금 거슬러 올라가서 올해 초에 한복수선을 할만한 곳을 열심히 찾았던 적이 있었습니다. 이야기를 하자면 조금 애틋(?)한 이야기인데, 올해 2월 설날 이었죠. 명절에는 모두들 할머니댁에 모여서 차례를 준비하는데 올해 명절은 월요일인지라 연휴 이틀전에 저와 올해 중2가 된 사촌여동생이 미리 할머니댁에 내려가 쉬고 있었습니다. 토요일 낮에 제사에 필요한 것들을 장농에서 미리 꺼내 두신다길래 동생과 도와드리고 있었죠. 이것저것 꺼내시다가 장농 아래쪽에 있던 한복에 보였고 할머니 막내딸 결혼식에 입으셨던 한복이라며 꺼내 보여주셨어요.

원래 제가 외가댁의 가장 첫째손녀고 나이도 있는편이라 시간은 좀 흘렀지만 제 결혼식에 입으신다고 두셨던 것 같아요.(저희 엄마가 6남매중 첫째딸이고 이모가 막내딸인지라 나이차이가 좀 있습니다.) 하지만 이모 결혼 이후로 십여년의 시간이 흘렀고  어차피 제 결혼식엔 제가 고운옷으로 새로 해드릴꺼라 옷 걱정하지 말라고 말씀드리니 할머니도 이젠 한복은 좀 불편하다시면서 꺼낸김에 어차피 앞으로 입을일이 없을 것 같다며 버리신다고 하시더라구요. 

그말을 들은 사촌여동생은 무슨소리냐고 난리가 났어요. 워낙 할머니랑도 애틋애틋한 아이라 그런지 할머니 물건을 버린다는게 못견디게 싫었나봐요. 소모품이 아닌 할머니 추억이 담긴 잘 관리된 옷이었으니까 더 그랬겠죠. 물론 이 아이 한복도 좋아합니다. 그래서 시험을 잘보면 한복을 구매해주겠다고 약속까지 해뒀으니까요. (가만 보면 원래 우리 가족 모두가 한복을 좋아하는것 같아요.)

[사촌동생의 금의재 한복 구매후기는 여기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 http://eunhan.tistory.com/12]

하지만 할머니 한복은 워낙 톤이 어두운 편인데다가 (아이보리색저고리+갈색치마) 분위기도 딱 혼주한복이라 이제 중학생인 동생이 가지고 있어봤자 사실상 입을 수도 없고 정말 보관만 하고 있어야 했거든요. 본인이 한복을 좋아하고 할머니 옷이기도 하여 갖고 싶은 마음은 이해하지만 솔직히 그냥 짐이죠. 제가 그냥 버릴꺼면 중고에 판다고 했더니 그것도 또 난리었죠. 눈물뚝뚝. 그럼 이걸 어쩌겠냐고 했더니 그냥 보관이라도 하겠다고 하더라구요. 부피가 작은편이 아니라 좀 걱정했는데 아이 마음이 다른게 아니라 예쁘잖아요. 이런게 또 마음이 약해지거든요. 결국 그날 저녁에 작은삼촌과 숙모 모두의 허락을 받아내더라구요.(저고리,치마,가방,마고자까지 받아갔어요. 진짜 부피만 해도 장난 아니에요)

그냥 가지고 가겠다고 하는데 마음도 이쁘고 한복 소재가 좋은편이라 아쉽기도 하고 기존에 한복을 좋아하고 잘 입는편인지라 그럼 되도록 입을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고민하다가 웹에서 검색을 해봤고 그리 오랜시간이 걸리지 않고 바로 한복 수선집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동네 수선집이나 한복집으로 알아봤을땐 그냥 저가 한복 사는게 나을정도로 가격대가 있더라구요.

제가 찾은 한복수선 선생님은 로즈리나님입니다. 제가 사는곳에서 직접 방문하긴 거리가 좀 멀었고 동생 한복 맞춰주며 잰 치수가 있어 카톡으로 일정 잡고 택배로 보내드렸습니다. 정말 너무 친절하게 설명 해주셨습니다. 할머니에 비해 다행이 키가 큰편이 아닌 동생인지라 길이문제는 없었지만 할머니몸에 맞춘 한복인지라 아무래도 저고리도 크고 치마 폭도 커서 전체적인 수선이 필요했어요. 거기에 추가로 나이에 맞게 저고리 고름 수선을 요청드렸어요. 워낙 색감이 고운 한복인지라 따로 은박이나 금박 없이 할머니 한복 그대로에 조금 영한 느낌을 주는 방향으로 수선하기로 했습니다.

제가 사는곳의 조명이 따뜻한 느낌의 노란 빛의 형광등(주광색 형광등)인지라 색감 차이를 가장 적게 보여주기 위해 노란빛을 빼는 색감 보정을 한 사진입니다. 색감보정만 했습니다.

아래 사진은 막내이모 결혼식때 할머니와 로즈리나님이 수선해주신 한복입니다. 예식장 빛과 저희집 노란빛이 섞인 형광등(주광색 형광등) 아래서 찍은사진인지라 색이 달라보이지만 옷감은 15년전과 동일한 한복입니다. (직사광선 아래서와 쨍한 푸른빛이 도는 일반 형광등 아래서는 밝은 아이보리색입니다. 저고리가 찍을때마다 색이 달라보이네요)

[수선한 부분] 아래 색 이미지보다는 위 사진 색감이 가장 근접합니다.

1. 붕어배래를 직배래로 변경하였습니다.

2. 소매길이 보정하며 소매끝동을 흰 거들지가 추가되었습니다.

3. 고름과 동정을 밝은색으로 변경하여 어린 동생에게 어울리게 되었습니다. (영구동정으로 교체)

4. 소매통, 품, 치마폭과 길이 수선 했습니다. (할머니는 77~88사이즈고 동생은 55에서 55반 입니다. 굽있는 꽃신을 신거나 중학생인 나이를 생각해 길이는 조금 길게 했습니다.)

5. 치마 전체수선 했습니다. (치마 주름도 요즘식으로 다시 잡아주셨고 말기 역시 하얀색의 일자 말기로 교체하여 수선)

*아래 사진은 로즈리나님 블로그에서 허락받고 받아온 사진입니다. 수선 전후에도 저고리와 치마색감이 빛에 따라 다름을 확인 할 수 있습니다. 정말 예쁘게 수선해주셨습니다.

택배 보낸 뒤에 전화가 왔는데 정말 친절하게 설명해주셔서  감사했습니다.

한 10여일이 지난뒤에 수선이 완료된 택배를 받았습니다. 맞춤한복 나오는날과 수선된 택배가 도착한 날이 거의 일치해서 동생이 정말 많이 행복해 했습니다. 금의재 한복은 사촌동생이 좋아하는 색과 느낌을 최대한 반영하여 맞춤했고 할머니 한복은 기존 한복 느낌을 살려 만든거라 두 한복의 느낌이 각기 달랐어요. 금의재 한복은 풋풋한 봄같았고 수선된 한복은 고운 가을같았습니다. 올해들어 한복에 급 관심과 애정이 생긴덕분에 저도 한복을 수선하려고 다시 로즈마리님께 연락하다 보니 예전의 감사했던 기억이 떠올라 후기로 남기게 되었습니다.

처음 할머니 한복을 수선하려고 알아보니 터무니없는 가격에 새로 살것을 얘기했던 곳들이 많았는데 이리도 곱게 좋은 가격으로 수선해주신게 너무 감사했습니다. 해당 후기는 대가성 없는 후기입니다. 제 한복 수선이 완료되면 다시 올리도록 할께요. 가격은 한복소재와 수선방향등에 따라 달라져 제가 언급할 부분은 아니지만 아래연락처로 연락해 문의해주세요.

(사실 로즈리나님에 대한 블로그 후기는 많지만 저도 꼭 추천하고 싶어 남기게 되었습니다. ^^)

로즈리나님 블로그: http://blog.naver.com/roserina1004

로즈리나님 연락처: 010.6237.3482 (043.905.3482)